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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 고점 근처에 남은 종목은 어디에 있나

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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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 원 안에서 52주 고점선에 접근하는 여러 주가 캔들 차트
고점에 가깝다는 사실보다 거래량과 추세가 함께 이어지는지를 걸러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1,792개 종목 중 52주 고점 근처에 있는 것은 43개였습니다

피플로가 분류한 테마 80개에 담긴 국내 종목 1,792개의 52주 위치를 2026년 8월 27일 종가 기준으로 전부 계산했습니다. 52주 최저가를 0, 최고가를 100으로 놓고 지금 주가가 그 사이 어디에 있는지 매긴 값입니다. 피플로는 이 값을 소외지수라고 부릅니다.

결과는 한쪽으로 몰려 있었습니다. 소외지수 80 이상, 그러니까 1년 중 가장 비쌌던 가격 근처에 있는 종목은 43개로 전체의 2.4%였습니다. 반대로 30 이하, 바닥권에 있는 종목은 1,214개로 67.7%였습니다. 소외지수가 10에도 못 미치는 종목이 319개입니다.

테마 단위로 보면 더 분명합니다. 80개 테마 가운데 48개는 고점권 종목이 하나도 없습니다. 반도체도, 로봇도, 방산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올해 시장을 이끌었다고 이야기되던 테마들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43개는 어디에 있을까요. 이 글은 그것을 찾아본 기록입니다.

고점권 비중이 가장 높은 테마는 스팩이었습니다

테마별로 소속 종목 중 몇 %가 고점권인지 계산해 순서대로 놓아봤습니다.

테마고점권/전체비중평균 소외지수
스팩 관련주8/3821%50
화장품 관련주4/3213%38
여름(폭염) 관련주3/329%27
고배당 관련주6/709%40
코스닥 퇴출기준 관련주4/498%30
리츠(REITs) 관련주2/316%33
자원개발 관련주2/326%26
밸류업 관련주5/925%36

1위가 스팩입니다. 상식적인 결과가 아닙니다. 스팩은 인수할 회사를 아직 찾지 못한 껍데기 회사입니다. 사업도 실적도 없습니다. 그런 종목이 어떻게 1년 중 가장 비싼 값 근처에 있을 수 있을까요.

가격을 열어보면 답이 나옵니다. 이 38개 스팩의 주가는 2,015원에서 2,130원 사이에 전부 들어 있습니다. 가장 싼 것과 가장 비싼 것의 차이가 5.7%입니다.

움직이지 않는 종목은 항상 고점 근처에 있습니다

소외지수는 52주 최저가와 최고가 사이에서의 위치입니다. 분모가 그 두 값의 차이입니다. 그러니 1년 내내 거의 움직이지 않은 종목은 분모가 아주 작아지고, 위치는 조금만 올라도 100에 가까워집니다.

스팩이 정확히 그렇습니다. 공모가 2,000원에서 출발해 예금 이자만큼 조금씩 오르는 상품이라 52주 범위 자체가 100원 남짓입니다. 그 안에서 위쪽에 있으면 소외지수는 90이 넘습니다. 주가가 강해서가 아니라 비교할 범위가 없어서 나온 숫자입니다.

같은 이유로 리츠도 이 목록에 올라옵니다. 부동산 임대료를 배당으로 나눠주는 상품이라 주가가 채권처럼 좁게 움직입니다.

이것은 소외지수라는 지표의 한계입니다. 피플로가 쓰는 지표지만 여기서는 분명히 적어둡니다. 소외지수만 보면 가장 안 움직인 종목이 가장 강해 보입니다. 위치를 볼 때는 범위의 폭을 함께 봐야 합니다. 52주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가 현재가의 몇 %인지 확인하면 됩니다. 그 폭이 10% 남짓이라면 그 종목의 소외지수는 강세를 뜻하지 않습니다.

스팩을 걷어내면 35개가 남습니다

고점권 43개에서 스팩 8개를 빼면 35개입니다. 전체 1,792개의 2.0%입니다. 이 35개를 성격별로 나눠봤습니다.

성격종목 수예시
금융지주·보험·고배당9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삼성화재, GS
화장품4한국콜마, 코스맥스, 제닉, 한국화장품제조
반도체 장비·부품4마이크로컨텍솔, 티에스이, 아스플로
음식료2빙그레, 롯데웰푸드
그 외 개별 종목16혜인, 롯데렌탈, 가비아, NHN

가장 큰 덩어리가 금융지주와 보험입니다. 신한지주 소외지수 87, 하나금융지주 86, 삼성화재 81입니다. 이들의 PER은 9~16배로 시장 평균 아래에 있습니다. 주가가 1년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데 이익 대비로는 여전히 싼 편이라는 뜻입니다.

두 번째가 화장품입니다. 한국콜마 92, 코스맥스 91입니다. 둘 다 화장품 ODM, 그러니까 브랜드가 아니라 제조를 맡는 회사입니다. 브랜드사가 아니라 만드는 쪽이 고점에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바닥에 몰린 쪽에는 무엇이 있나

반대편도 봤습니다. 평균 소외지수가 낮은 테마 순서입니다.

테마평균 소외지수저점권 비중
엔터테인먼트 관련주11.826/28
영상콘텐츠 관련주12.330/32
유전자치료/검사 관련주17.928/32
제약 관련주18.8101/120
면역항암제 관련주19.033/40
통신장비 관련주19.132/39
메타버스 관련주19.134/41
조선 기자재 관련주20.223/29

엔터테인먼트는 28개 중 26개가 바닥권입니다. 제약은 120개 중 101개입니다. 특정 종목이 나쁜 것이 아니라 테마가 통째로 내려앉은 모양입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전체의 67.7%가 저점권이라는 것은, 저점권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무 정보도 주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셋 중 둘이 해당하는 조건으로는 종목을 고를 수 없습니다.

소외지수가 낮다는 것과 싸다는 것은 다릅니다

소외지수는 주가의 위치만 봅니다. 이익도 자산도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30이라도 뜻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1년 전보다 이익이 늘었는데 주가만 빠졌다면 그 30은 기회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익 전망이 무너져서 주가가 따라 내려온 것이라면 그 30은 앞으로도 30일 수 있습니다. 위치만으로는 둘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지금처럼 3분의 2가 저점권인 시장에서는 이 구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소외지수가 낮은 종목을 모으는 일은 지금 시장에서는 그냥 무작위로 종목을 고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수치는 종목을 고르는 기준이 아니라 상태를 확인하는 온도계로 쓰는 편이 맞습니다. 지금 읽히는 온도는 이렇습니다. 시장 대부분이 1년 고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고점 근처에 남은 것은 배당이 나오는 금융주와 실적이 받쳐주는 소비재 일부, 그리고 애초에 움직이지 않는 상품들입니다.

직접 확인하는 방법

이 글의 숫자는 2026년 8월 27일 종가 기준입니다. 위치를 다루는 수치라 시간이 지나면 달라집니다. 며칠 뒤에 읽으신다면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피플로의 테마주 페이지에서 테마를 열면 구성 종목의 소외지수와 평균값, 국면 진단이 그날 기준으로 나옵니다. 개별 종목은 국내주식에서 종목을 열면 종목 진단 항목에 소외지수와 52주 고점까지의 거리가 표시됩니다.

확인하실 때 세 가지를 같이 보시길 권합니다. 첫째, 52주 범위의 폭입니다. 폭이 좁으면 소외지수는 의미가 약합니다. 둘째, PER과 PBR입니다. 위치가 낮은 이유가 이익 감소인지 확인하는 용도입니다. 셋째, 같은 테마 안에서의 상대 위치입니다. 테마 전체가 내려앉았는데 혼자 버티고 있다면 그 이유를 찾아볼 만합니다.

정리

1,792개 종목을 세어보니 52주 고점 근처에 있는 것은 43개, 2.4%였습니다. 그중 8개는 스팩이었고, 스팩은 애초에 움직이지 않는 상품이라 위치가 높게 나온 것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는 35개, 2.0%입니다.

남은 것들의 성격은 비교적 뚜렷했습니다. 배당이 나오는 금융지주와 보험, 실적이 받쳐주는 화장품 제조사, 그리고 일부 반도체 장비·부품 회사입니다.

반대로 3분의 2가 바닥권이라는 사실은 개별 종목의 매력이라기보다 시장 전체의 상태에 가깝습니다. 그 안에서 무엇을 고를지는 위치가 아니라 이익이 답해야 할 몫입니다.

본 글은 공개 시세를 바탕으로 피플로가 직접 계산한 자료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소외지수는 52주 주가 위치만 반영한 값으로 기업의 실적이나 재무 상태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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