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은 날짜가 아니라 규칙으로 기억하세요
한국의 세금 일정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정해집니다. 하나는 재산세 7월과 9월, 자동차세 6월과 12월처럼 날짜가 법으로 고정된 정기분입니다. 다른 하나는 증여세 3개월, 상속세 6개월, 양도소득세 2개월처럼 사건이 일어난 시점을 기준으로 기간을 세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 유형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지점은 기산점입니다. 예를 들어 3월 5일에 아파트 잔금을 받았다면 그날부터 2개월이 아니라, 3월 31일이라는 그 달의 말일부터 2개월을 세서 5월 31일이 기한이 됩니다. 상속세와 증여세도 마찬가지로 사망일이나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이 출발점입니다. 이 한 줄만 정확히 알아도 가산세 사고의 절반은 피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 겹이 더 있습니다. 계산해서 나온 마지막 날이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이면 국세기본법 제5조와 지방세기본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영업일로 자동 연장됩니다. 2026년은 이 규칙이 유난히 많이 작동하는 해입니다. 5월 31일이 일요일이라 종합소득세와 개인지방소득세, 근로장려금 정기 신청이 모두 6월 1일 월요일까지로 밀립니다. 부가가치세는 법정 기한인 25일이 4월과 7월에는 토요일, 10월에는 일요일이라 각각 4월 27일, 7월 27일, 10월 26일이 실제 마감일이 됩니다. 이 페이지의 표에는 이 연장이 이미 반영된 날짜만 적어 두었습니다.
지방세와 국세는 창구가 다릅니다
같은 세금이라도 누가 걷느냐에 따라 신고 창구와 문의처가 갈립니다. 재산세, 자동차세, 취득세, 개인지방소득세는 시·군·구청이 걷는 지방세라 위택스에서 처리하고 서울시 재산은 이택스를 씁니다.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종합부동산세는 국세청이 걷는 국세라 홈택스에서 처리합니다. 가장 흔한 사고가 여기서 납니다. 5월에 홈택스로 종합소득세 신고를 마치고 창을 닫아 버리면, 결정세액의 10%인 개인지방소득세는 신고되지 않은 채로 남습니다. 홈택스 신고 완료 화면에 뜨는 지방소득세 신고 이동 버튼을 반드시 눌러 위택스로 자료를 넘겨야 합니다.
재산 관련 세금은 국세와 지방세가 한 해에 번갈아 찾아온다는 점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6월 1일이라는 하나의 과세기준일을 놓고 지방세인 재산세가 7월과 9월에, 국세인 종합부동산세가 12월에 부과됩니다. 종합부동산세를 계산할 때는 이미 낸 재산세가 공제되므로 이중과세는 아니지만, 현금 흐름 관점에서는 7월, 9월, 12월 세 번에 걸쳐 돈이 나간다는 뜻입니다. 부동산을 여러 채 보유했다면 이 세 시점을 미리 달력에 표시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가산세는 신고와 납부가 따로 붙습니다
기한을 놓쳤을 때 붙는 돈은 하나가 아닙니다. 국세는 신고를 안 한 데 대한 무신고가산세 20%(부정행위는 40%), 적게 신고한 데 대한 과소신고가산세 10%(부정행위 40%), 그리고 돈을 늦게 낸 데 대한 납부지연가산세가 각각 따로 계산됩니다. 납부지연가산세는 미납세액에 하루 10만분의 22를 곱해 쌓이므로 연 8% 수준입니다. 반면 지방세는 구조가 다릅니다. 기한이 지나는 순간 3%가 한 번에 붙고, 세액이 30만원 이상이면 그 다음 달부터 매월 0.66%가 최대 60개월까지 더해집니다. 끝까지 방치하면 원래 세금의 42.6%가 더 붙는 셈입니다.
다행히 스스로 바로잡으면 깎아 줍니다. 국세는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뒤 1개월 이내에 기한 후 신고나 수정신고를 하면 무신고·과소신고 가산세의 절반을 감면하고, 3개월 이내 30%에서 75%, 6개월 이내 20% 에서 50%까지 단계적으로 줄여 줍니다. 국세청이 조사에 착수하기 전에 먼저 움직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한을 이미 넘겼다면 미루지 말고 한 달 안에 처리하는 것이 금액상으로 가장 유리합니다.
카드 납부와 자동이체를 언제 쓰면 좋은가
지방세는 카드로 내도 납세자가 부담하는 수수료가 없습니다. 납부대행 수수료를 지자체가 부담하기 때문입니다. 재산세, 자동차세, 취득세처럼 금액이 큰 지방세는 카드사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활용하면 실질적으로 현금 흐름을 몇 달 늦추면서 비용은 들지 않는 셈이 됩니다. 반대로 국세는 납부대행 수수료를 납세자가 부담합니다. 신용카드가 대략 0.8%, 체크카드가 0.5% 수준이므로 무이자 할부 개월 수와 수수료를 비교해 판단해야 합니다. 금액이 크고 할부 개월이 길다면 수수료를 내고도 이득인 경우가 있습니다.
자동이체와 전자고지는 지방세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건당 최대 1,600원 수준의 세액공제를 주고, 무엇보다 고지서를 못 받아 기한을 넘기는 사고를 막아 줍니다. 자동차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1월 연납을 신청하면 그 해 남은 기간분에 약 3%를 공제받고, 한 번 신청하면 다음 해부터 자동으로 유지됩니다. 연납 공제율이 2023년 7%에서 단계적으로 낮아져 지금은 3% 수준이라 금전적 이득은 예전만 못하지만, 6월과 12월 두 번의 납부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만으로도 신청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한 번에 내기 어렵다면 분납부터 확인하세요
세목마다 분납 문턱이 다릅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250만원 초과, 종합소득세와 양도소득세, 증여세, 상속세는 1천만원 초과, 개인지방소득세는 100만원 초과가 기준입니다. 특히 종합부동산세는 분납 기간이 6개월로 길고 이자상당액도 붙지 않아 사실상 무이자 유예에 가깝습니다. 상속세는 담보를 제공하면 최대 10년(가업상속 재산은 최대 20년) 연부연납이 가능해 부동산을 급하게 팔지 않아도 됩니다. 부가가치세와 취득세처럼 분납 제도가 아예 없는 세목은 납부기한 3일 전까지 홈택스에서 납부기한 연장을 신청하는 것이 대안입니다. 어느 쪽이든 기한이 지난 뒤에는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들므로, 낼 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순간 바로 신청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최선입니다.